[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에이스로 승승장구하던 전성현(32)이 좋지 않은 파울로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다음날 전성현의 사과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역시도 완전히 납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원 kt 정성우(왼쪽)가 슛 동작을 위해 스텝을 밟을 때 뒤에서 미는 고양 캐롯 전성현. ⓒ스포티비
수원 kt 정성우(왼쪽)가 슛 동작을 위해 스텝을 밟을 때 뒤에서 미는 고양 캐롯 전성현. ⓒ스포티비

캐롯은 지난 27일 경기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라운드 수원 kt와의 원정경기에서 76-90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큰 부상이 발생할 뻔했다. 2쿼터 종료까지 1분여가 남은 상황에서 kt 정성우가 전성현의 공을 스틸해 빠른 드리블로 속공에 나섰다. 이후 정성우가 레이업슛을 위해 두 손으로 공을 잡고 도약하는 스텝을 밟을 때 전성현이 정성우의 등을 밀었다.

무게중심을 위로 이동시키던 정성우는 전성현의 행동으로 인해 공중에서 균형이 무너졌고 넘어지면서 광고판에 부딪쳤다. 그나마 어느 정도 충격 흡수가 되는 광고판과 충돌한 것이 다행이었다. 더 단단한 물체와 충돌하기라도 했다면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장면이었다.

전성현은 이날 정성우에게 저지른 행동으로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U파울·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파울)을 받았다. 여기에 전성현이 항의하는 정성우에 웃으면서 삿대질하는 장면까지 포착되면서 많은 농구 팬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스포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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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은 캐롯에 새롭게 둥지를 튼 올 시즌 35경기에서 경기당 19.89점(전체 2위), 2.91어시스트, 2.11리바운드, 1.06스틸로 기복 없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었다. 전성현은 특히 홀로 고군분투하는 경기가 많음에도 41.96%(전체 2위)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자랑했다. 여기에 1, 3라운드 MVP 수상과 역대 최장인 76경기 연속 3점슛 기록을 이어가며 리그 최고의 슈터를 넘어 역대 최고의 슈터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는 전성현이다.

하지만 전성현은 매우 위험한 파울을 저지르며 본인의 명성에 스스로 먹칠을 했다. 그는 28일 연합뉴스를 통해 “악의적인 파울을 한 것이 아니라 스텝이 꼬이면서 생긴 접촉이었다. 파울 이후 벤치 쪽을 보느라 (정)성우의 상황을 못 봤고 성우의 항의에 당황스러움을 느꼈다”고 해명했다. 이후 전성현은 정성우에게는 전화로 사과했다고 밝혔으며 팬들에게도 사과를 전했다.

하지만 파울 이후 정성우가 넘어졌을 때 전성현의 시선이 바로 벤치 쪽으로 향한 것은 아니었다. 넘어진 정성우가 전성현의 시야에 걸렸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백 번 양보해서 전성현이 넘어진 정성우를 못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파울 당시 전성현은 정성우가 두 손으로 공을 잡고 슛을 하기 위한 스텝을 밟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그 상황에서 접촉을 당했을 때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있다는 사실 역시 프로 데뷔 10년 차 전성현이 모르기는 쉽지 않다.

ⓒ스포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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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현이 정성우와 팬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파울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결국 전성현은 자신을 향한 팬들의 실망감을 깨끗이 지워주지는 못했다.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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