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드레나물밥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곤드레나물밥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 먹으면 좋은 제철 음식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5월에 꼭 먹어야 하는 제철 음식으로 곤드레와 재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곤드레로 몸을 깨우세요

곤드레나물은 나물 특유의 쓴맛이 없고 향이 좋아서 밥과 잘 어울립니다. 예전에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밥 대신 끼니로 먹을 수 있었던 나물이기도 하지요. 해발 700m 이상의 강원도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이어서 강원도 정선과 평창의 특산물로도 유명합니다. 곤드레나물은 매년 5~6월에 채취하는 대표적인 봄 나물입니다.

나물이 섬유질이 많은 식품군이기는 하지만, 곤드레만큼 섬유질이 많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곤드레나물을 먹으면 변비 고민을 없앨 수 있습니다. 변비가 심하다면 봄 식탁에 항상 곤드레나물을 올려두고 자주 드세요.

곤드레나물은 고단백 저열량 식품이어서 다이어트에도 도움됩니다. 변비도 없애고 살도 빠지게 해주니 미리미리 곤드레나물로 봄 건강을 관리하다 보면 노출의 계절 여름을 기쁘게 맞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단백질 성분 외에도 탄수화물, 칼슘, 비타민 A 등도 풍부해서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좋습니다. 또한 곤드레 잎의 생즙은 해열, 소염효과도 있어서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신경통이 있을 때나 부종이 있을 때 먹으면 좋습니다.

곤드레나물이 한창 제철인 이맘때쯤 캐서 말린 다음 냉동 보관해두면 일년 내내 먹을 수 있습니다. 또는 나물을 삶아서 찬물에 헹군 다음 소분해서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먹을 때마다 조금씩 꺼내 해동시켜 조리해도 됩니다. 이렇게 해서 일년 내내 먹을 수 있기는 하지만, 역시 금방 캐서 싱싱할 때 먹을 수 있기로는 5~6월이 딱 제철입니다.

곤드레나물은 생으로 쌈으로 먹기도 하고, 무치거나 튀기는 등의 방법으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만, 특히 밥을 지을 때 데친 곤드레 나물을 얹으면 곤드레 밥이 됩니다. 구수하고 향긋한 곤드레 밥은 식감도 좋고 맛도 그만입니다. 그리고 쌀로 만든 죽에 넣어서 곤드레 죽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습니다.

재첩, 지금 드셔야 해요

재첩비빔밥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재첩비빔밥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재첩은 7~8월을 제외한 4월부터 10월까지 채취합니다. 그 중에서도 5월부터 6월까지 나는 재첩은 산란기를 맞아 살이 가득 올라서 맛이 가장 좋습니다. 특히 '섭'이라 불리는 물질이 나오는데, 이 성분이 바로 재첩 국물 맛의 비결입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 지역에서 자란 재첩은 육질이 연하고 맛이 좋은데요, 섬진강 재첩이 바로 그런 재첩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재첩은 위장을 편안하게 해주고 부작용이 없으며 나아가 간 기능, 황달 및 당뇨에도 효험이 있고, 특히 간 기능을 개선하고 향상시키며 황달을 치유한다', '위장을 편안히 하고 소변을 맑게 하여 당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의 열을 내리고 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재첩은 고단백질 식품으로도 유명한데요, 인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어떤 비율로 들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프로테인 스토어(protein score)로 보면, 재첩 조개의 단백가는 완벽한 100으로 되어 있습니다. 재첩이 가지는 독특한 감칠맛은 재첩 살의 진액 성분에 있는 글리신, 알라닌, 글루탐산 등의 아미노산과 유기산의 일종인 호박산 덕분입니다.

재첩의 본 고장인 하동사람들은 간이 안 좋을 때나 해장음식이 필요할 때 재첩이 좋다고 특별히 강조합니다. 재첩의 타우린이나 아미노산은 담즙산과 결합되어 해독 작용을 하기 때문에 간장의 기능을 촉진시키고 황달 치료 효과를 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미네랄과 소화를 돕는 각종 효소도 들어 있어서 이런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함으로써 간 기능을 향상 시킵니다.

그리고 ‘아세트알데히드’라는 술독에 찌든 간장에는 양질의 단백질이 꼭 필요한데요. 이럴 때 체내 흡수율이 좋은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재첩국 한 사발은 가장 효과 빠른 숙취 해소제입니다.

이 외에도 DHA와 EPA 등 재첩에 함유되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뇌세포 신경 전달물질의 주요 지방산으로 뇌세포 증진에 효능이 있습니다. 재첩의 타우린과 베타인 성분은 체내에서 지질이나 콜레스테롤 대사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동맥경화나 혈전증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5월 우리네 식탁에 재첩국과 곤드레나물밥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공 첨가물,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자연 식재료를 먹는 것, 그리고 되도록 제철에 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철 음식은 그 음식이 다른 어느 때보다 맛이 좋은 때에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어서 영양적인 면에서도, 효능적인 면에서도 가장 좋은 타이밍에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입니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시크릿. 생활습관만 바꿨을뿐인데, 직장인 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