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4일 공개 변론 앞둬...‘사형제 위헌’ 피력하는 재판관 늘고 있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5월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5월 26일 오후 헌법소원·위헌법률 심판이 열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다음달 사형제도 헌법소원 공개 변론을 앞두고 법무부가 사형제 유지 입장을 헌법재판소에 전달했다. 하지만 ‘사형제 위헌’ 입장을 피력하는 재판관들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헌재 재판부를 구성하는 재판관 9명 중 5명은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 폐지 입장을 명시적으로 또는 적극 검토 의견을 냈다. 이에 사형제 폐지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6일 기존의 사형제 합헌 판단을 바꿀 이유가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변론요지서를 대리인인 정부법무공단을 통해 헌재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도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바, 이는 사형제를 존치하는 것만으로 그 나라가 후진적이거나 야만적이라고 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라며 사형제 폐지가 선진국의 조건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사형제 폐지’를 회원국 가입 조건으로 내건 유럽연합(EU)에 비교적 최근에 가입한 국가들의 경우 국민인식 변화보다는 경제적 요인 등 국익 차원에서 사형제 폐지를 결정한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한 국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사형제를 유지해야 하는 답변이 77.3%에 이른다며, 국민적 바람,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를 소박한 법 감정으로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사형은 야만적 복수가 아니라 오히려 정의에 합치된다”며 사형의 대체 형벌로 자주 거론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헌재는 다음 달 14일 열리는 공개 변론에 청구인 A씨 측과 법무부 장관 측 참고인 등을 불러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헌재는 지난 1996년 7대2와 2010년 5대4 사형제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형제 위헌’ 입장을 피력한 재판관들이 늘어난 만큼 종교계 및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형제 헌법재판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헌재 재판부를 구성하는 재판관 9명 가운데 인사청문회에서 사형제 폐지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히거나 적극 검토 의견을 낸 재판관은 유남석 헌재 소장을 비롯해 이석태·이은애·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 모두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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