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화 전 부회장에 이어 사내 최장수 CEO 반열 올라
수소 인프라·신재생에너지·모듈러 등 친환경사업 확대 주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사진=포스코이앤씨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 사진=포스코이앤씨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는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의 행보가 남다르다. 종전 사명인 포스코건설에서 ‘건설’을 떼고 ‘이앤씨’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친환경·미래성장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주택사업 부문에서도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고삐를 죄며 현재 ‘업계 1위’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포스코이앤씨의 행보 중심에는 지난해 말 4연임에 성공하며 사내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른 한성희 대표이사 사장이 있다.

◇ ‘재무통’ 한 사장, 2019년 취임 이후 실적 고공행진

2019년 말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로 선임된 한 사장은 1993년 포스코에 입사해 30년을 몸담은 ‘정통 포스코맨’이다. 포스코에서 재무·전략·투자 분야 등을 두루 거친 그는 그룹 안팎에서 ‘재무통’으로 불린다.

‘비건설 CEO’라는 일각의 우려에도 그는 사장 취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포스코이앤씨의 실적을 끌어올리며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19년 당시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은 7조6503억원이었다. 2020년 한 사장이 포스코이앤씨를 맡은 이후 매출은 7조7944억원으로 올랐고 2021년에는 8조198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 4409억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업계 전반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뤄내면서 그는 사장직 4연임에 성공했다.

건설업계에서도 한 사장은 장수 건설사 CEO 반열에 올라섰다. 건설업계 전문경영인 중에서 한 사장보다 오래 직함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올해 7년차인 GS건설 임병용 대표가 유일하다.

◇ 올해 ‘포스코이앤씨’로 새 출발…“친환경사업 집중”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바꿨다. 종전 포스코건설에서 건설을 떼고 이앤씨(Eco & Challenge의 약자)를 붙인 것이다.

사명 변경이후 포스코이앤씨는 친환경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수소 플랜트,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모듈러주택 등 친환경사업에 역량을 쏟아 부어 경기 불확실성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그룹이 추진하는 ‘2050년 수소 700만t 생산 목표’에 발맞춰 인프라 구축, 신재생 발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 플랜트 건설 사업의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루·그린수소 관련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수소 플랜트는 생산된 수소·이산화탄소 등 기체를 액화해 이송·저장하는 설비가 필수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광양, 제주, 삼척 등 국내뿐만 아니라 태국, 파나마 등 해외에서 다수 LNG터미널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액화가스 저장시설 공사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원자력 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상반기 ‘원자력사업추진반’을 구성,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SMR 모델 'i-SMR(혁신형 소형 원자로)' 개발 과제 및 사업화에 참여하는 등 기술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인증기업인 노르웨이의 DNV(Det Norske Verias)와 국내 해상풍력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동반참여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 사장은 신사명 선포식에서 “생태계의 가치를 실현하고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해 끝없이 도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친환경 미래사회 건설을 위한 구심체 역할을 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과 도약을 이뤄 나가자”고 말했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 3월 新사명 선포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 3월 新사명 선포식에서 사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 ‘리모델링’ 앞세워 도시정비사업 공격행보…선두 질주

한 사장 취임 이후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포스코이앤씨의 도시정비 사업 수주실적은 1조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한 사장 부임 이후 2020년 2조7000억원, 2021년 4조213억원, 2022년 4조5892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포스코이앤씨는 수도권 알짜 정비사업지에서 연달아 시공권을 확보하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리모델링 사업부문에서만 약 2조원에 가까운 수주고를 올리며 도시정비사업 부문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1월 경기 안양 초원세경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향촌롯데, 향촌현대4차, 부산 해운대 상록아파트, 서울 송파 거여4단지, 중동 한아름현대아파트 등 리모델링 사업지에서 시공권을 거머쥐었다.

재건축·재개발사업 신규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7월 주택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서울 핵심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하이엔드 주거브랜드인 ‘오티에르(HAUTERRE)’를 론칭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들어 △서초신동아 △신당8구역 △대전 도마변동2구역 등 잇따라 시공권을 확보하며 현재 도시정비사업 부문 수주액이 3조원을 바로보고 있다. 또한 하반기에도 서울 강남, 송파권과 여의도 재건축 사업지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약화는 과제…“수익구조 개선 집중”

이처럼 도시정비사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지만 원자잿값 상승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수익성 약화는 한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조 4352억원으로 전년(8조 1986억원)보다 15.8%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409억원에서 3086억원으로 30% 줄었다. 이 기간 매출원가율이 89.1%에서 92.5% 크게 오른 영향이다.

올해 1분기에도 포스코이앤씨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9% 늘어난 2조363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3.2% 줄어든 551억 원을 기록했다. 한 사장이 올해 주요 사업 전략으로 친환경 및 미래 신성장 포트폴리오 강화를 꼽은 이유다.

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단기적으로는 생존을 위한 위기 극복을 목표로 수익 구조 개선과 안정적인 재무 구조 유지에 나서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변화를 이끌 핵심전문인재를 지속 확보하고 스마트한 건설 기술을 늘려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한 사장이 임기 동안 친환경·에너지사업 등 신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 5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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