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본회의 강행 요구…우원식 의장은 '여야 합의' 방침
野 "집권여당, 민심에 버림받기 전 국회로 돌아와야"
與 "대국민 공개토론 제안했지만 野 응답없어"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갈등으로 국회 파행이 3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책임 떠넘기기를 통해 자당의 원 구성 협상 방식의 명분을 강조하고 나섰다. 

앞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의사일정에 불참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집권여당의 보이콧'을 강조하며 부담을 안겼고,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국민 공개 토론'을 회피하고 있다면서 떳떳하다면 토론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고 국민들은 일하는 국회를 원하고 있다"라며 "집권여당이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한민국 국회를 부정하는 것이다. 민심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기 전에 국회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부 부처에 국회 업무보고를 거부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는 얘기가 있고 여당 의원총회에 기재부 장관이 참석하기도 했다"며 "학교에 안 가는 학생이 선생님을 따로 불러 자기 집에서 공부하자고 우기는 격인데 어처구니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회는 국민이 뽑은 대표로서 용산이 아닌 국민을 지켜야 한다"며 "헌법도 국회법도 무시하며 오로지 용산법만 따르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저는 지난 금요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께 원구성 협상을 주제로 대국민 1대1 토론을 제안했다. 국민들께서 국회 파행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실 수 있도록 국민 앞에서 투명하게 협상하자는 취지"라며 "하지만 3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작금의 유례없는 국회 운영에 있어서 떳떳하다면 토론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면서 "오늘이라도 당장 공개토론 제의에 응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아울러 우원식 국회의장께도 말씀드린다"라며 "국회의장은 의사일정 작성권마저 패싱하고 일방적으로 국회를 운영하려는 민주당의 무례한 요구를 단호하게 거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법에서는 국회의장은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에 치워지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초당적으로 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국회법의 정신이고 법대로 하는 것"이라며 "우 의장께서는 여야의 갈등을 중재하고 대화와 타협의, 의회 정치 협치를 복원시키는 것이 진짜 국회의장의 본분임을 명심하시고 제대로 된 국회의장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본회의 소집 권한이 있는 우원식 의장은 '여야 합의' 입장을 고수하고 나서서 이날 본회의가 열리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우 의장은 전날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희생자 분향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여야가 협의하고 있고, 협의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