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 손아섭(36·NC 다이노스)이 전인미답의 2505안타 고지를 밟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암흑기를 끝냈던 신예 시절부터 최다안타왕 4회, 타격왕 1회를 달성했던 순간까지. 손아섭의 역사가 모두 포함된 값진 2505안타였다.

NC는 20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2로 졌다. 이로써 NC는 35승2무36패로 6위에 위치했다.

손아섭. ⓒ스포츠코리아
손아섭. ⓒ스포츠코리아

팀 패배에도 불구하고 손아섭은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504안타로 박용택이 보유하던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타이를 달성했던 손아섭은 6회초 2사 후 상대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의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개인 통산 2505안타를 기록하며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린 선수로 우뚝 섰다.

손아섭은 2007시즌 KBO리그 1군에 데뷔했다. 총 6타석 4타수 1안타. 보잘 것 없는 성적이었다. 1군에서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2008시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로이스터 감독은 2년차인 손아섭에게 2008시즌 250타석을 부여했다. 손아섭은 타율 0.313을 기록하며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롯데의 암흑기 탈출을 이끌었다.

손아섭은 3년차인 2009시즌 타율 0.198로 깊은 부진에 빠졌다. 그럼에도 로이스터 감독은 손아섭을 끝까지 신뢰했고 2010시즌 타율 0.306(422타수 129안타)으로 부활했다. 로이스터표 공격야구에 첨병으로 성장하며 롯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스포츠코리아

로이스터 감독은 2010시즌을 마지막으로 롯데와 결별했다. 그럼에도 이미 궤도에 오른 손아섭은 콘택트 능력을 더욱 늘리며 리그 정상급 교타자로 올라섰다. 결국 2012시즌과 2013시즌 각각 158안타, 172안타를 때리며 연속 최다안타왕에 등극했다. 이어 2017시즌 200안타에 근접한 193안타를 기록하며 3번째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손아섭은 숱한 안타를 기록했음에도 쉽사리 타격왕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2시즌 NC로 이적해 타율 0.277에 그쳤다. 만 34세 시즌에 타격 지표가 하락했으니 에이징커브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아섭은 2023시즌 곧바로 반등했다. 심지어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타격왕을 거머쥐었다. 타율 0.339, 187안타로 4번째 최다안타왕까지 수확했다. 최다안타왕을 4번이나 획득한 선수는 이병규 뿐이었는데, 손아섭도 그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안타에 관한 수많은 기록을 세운 손아섭은 2024시즌엔 개인 통산 2505번째 안타를 터뜨렸다. 기어이 KBO리그에 새로운 역사까지 작성한 셈이다.

손아섭. ⓒ연합뉴스
손아섭. ⓒ연합뉴스

2007시즌 롯데의 ‘작은 거인’으로 출발했던 손아섭. 무려 2505안타를 때리며 새 역사의 주인공으로 도약했다. 그 2505안타의 히스토리엔 롯데의 암흑기를 끊어낸 이야기, 최다안타왕 4차례, 타격왕이 있다. 위대한 히스토리를 만들며 유일무이한 고지를 밟은 손아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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