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핸섬가이즈'
영화 '핸섬가이즈'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영화 '핸섬가이즈'의 두 주인공 재필과 상구를 처음 본 마을 사람들과 대학생들은 '더럽게 못생겼다'거나 '범죄자 몽타주다' 혹은 '관상은 과학'이라며 이들을 폄하한다. 하지만 자칭 터프가이인 재필(이성민)과 섹시가이 상구(이희준)은 싸게 구한 전원주택에서 둘만의 보금자리를 펼칠 꿈에 부풀어 한적한 시골 마을로 향한다.  

영화 '핸섬가이즈'는 자칭 터프가이 '재필'(이성민)과 섹시가이 '상구'(이희준)가 물에 빠질 뻔한 대학생 '미나'(공승연)를 구해주다 납치범으로 오해를 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5인조 대학생과 2인조 경찰들과 엮이며 오싹하면서도 황당한 사건을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다.

'핸섬가이즈'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동상이몽이다. 미나와 5인방은 의기투합해 여행을 왔지만 다들 엉뚱한 생각에 빠져있다. 2인조 경찰 최 소장(박지환)과 남 순경(이규형)은 수상한 외모의 재필, 상구 2인조가 범죄를 일으킬까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보내지만 정작 재필과 상구의 머릿속은 누구보다 건실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재필과 상구는 조용하고 아늑한 전원생활을 꿈꾸지만 험악한 외모 덕에 모든 일이 쉽지 않다. 상구는 연애는 생각도 없는 미나와 은근한 '썸'을 타고 재필은 절친 상구의 핑크빛 기류를 지켜보며 질투심을 불태운다.

이야기는 오해와 우연으로 점철된 코믹물로 흘러가더니 염소 악마 바포메트의 등장 이후에는 피가 난자하는 오컬트물로 변모한다. 온갖 장르를 오가는,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스토리 라인은 의외성을 부여하며 관객들에게 폭소를 선사한다.

영화의 의외성은 캐스팅에서도 빛을 발한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아 러닝셔츠 라인을 따라 투박하고 거뭇하게 탄 얼굴, 엉성하게 잘린 단발 헤어스타일의 자칭 미남 이성민, 이희준 두 콤비의 외형은 황당한 오해와 이해하기 힘든 우연한 사건들에 정당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험악한 이성민과 이희준의 선량한 마음씨를 유일하게 알아봐 준 공승연은 정반대로 곱상한 외모에 욕설 가득한 입담으로 첫 등장부터 반전 매력을 내뿜으며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 내내 고생길을 걷는 대학생 5인조는 그 누구의 위협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공포를 만들어내며 영화를 스릴러 장르로 바꿔 버린다. 이들의 헛발질에서 유발된 사고들은 '나홀로 집에' 속 2인조 도둑이 맥컬리 컬킨에 의해 골탕먹는 유쾌한 장면들을 연상케 한다. 악령의 졸개가 되어 괴상한 각기춤을 추는 박지환의 댄스는 B급 감성에 슬랩스틱 코미디로 또 다른 양념을 친다. 영화 내내 무미건조한 표정이던 바른 말 청년 이규형은 영화 말미에 웃음 폭탄을 터뜨린다.

영화 초반 이성훈, 이희준의 생각보다 멀쩡한 비주얼에 의문을 품을 수는 있지만 분장으로 철저하게 망가진 비주얼과 101분 내내 이어지는 배꼽 빠지는 B급 코미디가 영화 전반을 휘두르며 진두지휘한다. 여기에 약간의 오컬트, 스릴러, 되다 만 로맨스가 뭉쳐 '이게 섞이면 맛있을까?' 싶지만 먹어보면 진미가 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명절 '잡탕찌개' 같은 유쾌한 코미디물이 탄생했다. 남동협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노련미로 충무로 코미디물의 기대주로 급부상을 예감해 본다. '핸섬가이즈'는 오는 26일 개봉.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