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개발 공정에 AI 도입
JW중외제약, 자체 플랫폼으로 후보물질 발굴

사진=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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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조직 전반에 인공지능(AI) 사용을 내재화한 제약기업은 2030년까지 영업이익을 두 배로 증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삼일PwC가 이달 발간한 ‘AI에 기반한 제약기업의 혁신’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사업 전반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 등 연구개발 영역에서 AI 활용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백신 공정의 실험설계(DoE) 과정에서 AI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IT 최적화 시스템 ‘ADO’를 구축했다.

백신 개발 공정에 AI가 도입된 건 국내 최초다.

ADO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디스커버리 그룹 내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전담 조직인 DX랩과 함께 약 1년 반에 걸친 연구를 통해 개발에 성공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ADO에 대한 최종 POC(기술검증)를 마친 후 본격 론칭해 다양한 실험설계 데이터를 구축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측은 "ADO는 연구원이 직접 분석하기 어려운 공정 설계상 다양한 변수들을 AI를 활용해 예측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여준다"며 "이를 통해 진행해야 하는 실험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연구 비용을 절감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달 AI 신약개발 벤처기업 온코크로스와 AI 기술 기반의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온코크로스의 ‘랩터(RAPTOR) AI’를 활용해 항암, 재생의학 분야의 ‘계열 내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신규 타깃 질환(적응증)을 탐색하는 것이 골자다.

JW중외제약 자체적으로는 AI 기반 플랫폼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해 신약개발을 추진 중이다.

주얼리와 클로버는 △환자 유래 암세포·면역질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표적 유전자 발굴 △타깃 단백질 발굴 △약물 도출 및 최적화 등 신약개발을 위한 전주기 플랫폼이다.

혁신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 △STAT3 표적 항암제 ‘JW2286’도 이들 플랫폼을 통해 발굴됐다.

대웅제약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내는 독자적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를 구축한 상태다.

데이지는 신약 개발에 즉각 쓰일 수 있는 8억 종 화합물질의 분자 모델을 DB화한 뒤, 신약 후보물질 탐색의 첫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AIVS’ 툴로 개발했다.

대웅제약의 데이지는 일종의 웹 기반 ‘AI 신약개발 포털’로서 연구원들은 여기에 접속해 신규 화합물질을 발굴하고 약물성까지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이달 전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4 뉴 비전(New Vision) 선포식’을 열고 ‘AI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AI기술이 집약된 ‘이지엠(Ez-Mx) 플랫폼’을 고도화해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목표다. 이지엠 플랫폼은 신약후보 및 바이오마커(생체 지표) 발굴에 활용되며, 임상의 모든 단계에서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아이젠사이언스와, 삼진제약은 인세리브로와 각각 손잡고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추진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AI 신약개발의 장점은 연구기간을 기존 대비 대폭 줄일 수 있어, 비용절감까지 이끌어 낼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후보물질 발굴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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