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그러나 쉴 틈이 없다. 상반기보다 더 복잡해질 하반기를 준비해야 한다. 첫걸음은 과거를 복기하는 것이다. 바둑도 격렬한 대국이 끝난 뒤 다시 한번 각각의 수를 검토하지 않는가. 지나간 승부를 되돌아봄으로써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한 수 앞을 내다볼 수 있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둑과 주식투자는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기억할 수 있다면 향후 전략을 수립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주요 주가지수를 토대로 상반기를 돌아보자. 지난달 25일 종가
‘글로벌 경기 침체는 한국 주식시장에 우호적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우호적이지 않다”를 선택하고자 한다.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자. 한국은 소규모 개방형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내수 소비만으로 경제를 이끌어갈 수 없는 구조다. 부족한 부분은 해외 수요를 통해 충당해야 한다. 필연적으로 대외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주식시장도 이러한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특히 주가 변동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경기는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식시장을 강하게 지지해 줄 환경이 아닌 것이다.글로벌 경기 고민은 경제
어느덧 상반기 마지막 달이다. 다가올 하반기를 준비할 시점이다. 계절은 바뀌지만 투자 난이도가 낮아지는 건 아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노출될 것이다. 시장을 흔들 요인은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게 고금리다. 그동안 시장은 주가를 압박하는 금리가 낮아지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기대 충족은 요원하다.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 코멘트만 봐도 어려움을 알 수 있다.“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있지만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은 훨씬 더 커졌다. 다만 금리 인상 가능성은 현 상황에서 제한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다. 해당 문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매입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규모도 엄청나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 2일부터 5월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업에 20.6조원이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덕분에 코스피도 상승세다. 천수답(天水畓: 물 공급을 빗물에 의존하는 논이란 뜻으로 주식시장에선 내국인보다 외국인 수급에 민감하다는 의미로 사용) 특징에 부합한다.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3월 26일 장중에 2779.40포인트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외국인 순매수로 원/달러 환율이 대폭 하락한 이달 16일에는 2750포인트를 다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각 국은 여러 요인들로 인해 흥망성쇠를 겪어왔다. 그 중 한국은 경제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강의 기적’이란 말이 괜히 있었던 것이 아니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수출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1964년 1억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2011년 무역 규모 1조달러를 달성한 수출대국으로 성장했다.내수가 열악했던 탓에 모든 관심은 수출로 집중됐다. 기업들은 해외에서 돈을 벌어 규모를 키워왔다. 그 결과 수출기업이 다수 포함된 코스피는 2023년말 기준 시가총액이 2126조원에 달할
중동 지역에 또 다시 불이 붙었다. 지난 1일 시리아 내 이란 영사관 피폭을 기점으로 중동 정세는 더욱 불안정해졌다. 동시에 이번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란과 이스라엘은 과거 수차례 있었던 중동전쟁 수준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실제로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드론,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군사작전을 실행했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최고조로 올라간 것이다.다행히 원유를 포함한 상품시장은 아직 잠잠하다. 물론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을 앞두고 유가 변동성이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
지난 2일 한국 증시의 대장주임과 동시에 투자자들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삼성전자가 주당 8만 5000원으로 마감했다. 52주 신고가도 기록했다. 2021년 4월 7일 이후 처음으로 8만 5000원선 안착에도 성공했다.삼성전자는 강달러와 고금리 등 불안한 거시경제 환경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물론 반작용도 발생했다. 투자원금을 회복한 개인들의 대량 순매도가 연일 이어졌다.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굳건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유는 세 가지로, 수출 전망 개선, 실적 상향 조정, 외국인 순매수 유입을 꼽을 수 있다. 전술한 요인에서 급
천수답(天水畓). 별도의 수리시설 없이 빗물에만 물 공급을 의지하는 논이란 뜻이다. 갑자기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의외로 투자업계에선 이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외국인 일변도인 한국 증시를 설명하는데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코스피가 지난 14일 2718.76포인트로 연고점을 기록한 것도 올해 10조원가량 순유입된 외국인 자금에 기인한다.외국인이 한국으로 가져온 유동성은 양날의 검이다.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때는 주가가 급등하지만 반대로 자금이 빠져나갈 때는 변동성이 빠르게 확대된다.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 내
최근 한국 주식시장과 관련된 사자성어로 ‘양춘방래(陽春方來)’가 떠오른다. 따뜻한 봄이 바야흐로 온다는 의미다. 올해 코스피 수익률을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1월 코스피는 수익률 -6%로 주요 20개국(G20) 중 뒤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2월에는 +5.8%로 수익률이 개선됐다. 3월에는 경칩이었던 5일까지 0.3% 상승했다. 지금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느리더라도 올라가길 기대하고 있다.투자자들의 바람대로 코스피는 당분간 우상향 기조를 보일
올해 주식시장은 매우 다이내믹하다. 알다시피 1월 한국 증시는 주요 20개국(G20) 중 수익률 꼴찌였다. 하지만 거시경제 개선과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2월 수익률은 G20 중 최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괄목할 성과를 보이고 있다.다만 밸류업에 대한 관심은 코스피 저평가 종목에만 쏠려 있다. 이는 다른 항목에 대한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걸 시사한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한국 증시는 매우 빠르게 변화한다. 지금은 코스피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으나 곧이어 다른 시장인 코스닥에도 관심이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됐다.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청룡 덕분인지 국내 증시도 첫 거래일을 순조롭게 마감했다.1월 2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0.55%, 코스닥은 1.43% 오르며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상승 랠리를 연장했다. 유럽과 중동 지역의 화약 냄새가 가시지 않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를 향해 움직였던 것이다. 악재를 견뎌낼 수 있는 우호적인 재료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수출 실적이다. 새해 첫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12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는데,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최근 중동 사태가 심상치 않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두 달 전 발생했던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기습에 대한 보복성 공격이다.문제는 이스라엘의 전투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괴멸해 대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승리할 때까지 적들과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이스라엘이 겪었던 여러 차례의 중동 전쟁을 감안하면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빈 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 국제사회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양측 간 갈등을
2023년 주식시장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과연 연말 증시는 11월에 이어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간의 코스피 12월 수익률을 보면 아쉽게도 11월보다 기대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11월은 총 10회 중 6회에 걸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던 반면 12월은 10회 중 4회만 주가가 올랐다.12월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는 다양한데, 가장 먼저 예상할 수 있는 요인은 주식시장 내 돈의 흐름, 즉 투자자들의 수급과 관련된 문제일 것이다.일반적으로 12월엔 증시 수급이 주가에
매번 느끼지만 주식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일정한 흐름이 반복되지 않고 때에 따라 속도와 방향이 달라진다.알다시피 시장 분위기는 10월까지 상갓집과 다름없었다. 코스피는 8월 1일 장중 2,668.21포인트로 연고점을 달성했으나 좋은 순간은 잠시였다. 이때부터 10월 31일까지 3개월 연속 주가가 흘러내리면서 비관론이 득세했다. 시장에서 떠나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볼멘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하지만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급변했다. 11월 코스피는 3개월간의 약세장을 뒤로 하고 보기 좋게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11월
지난 11월 5일 오후 5시께 금융당국이 깜짝 놀랄만한 내용을 발표했다. 국내 주식에 대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것이었다.이번 정책의 영향력을 살피기에 앞서 공매도(空賣渡)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보자. 공매도는 쉽게 말해 ‘없는 것을 판다’는 뜻이다. 좀 더 정확한 내용을 알려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약칭: 자본시장법) 제180조 1항을 보면 된다.법률에 따르면 소유하지 않은 상장증권을 매도하거나 차입한 상장증권으로 결제하고자 하는 매도를 공매도로 정의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두 번째 내용에 해당하는 차입 공매
아연실색(啞然失色).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놀란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딱 이런 상황일 것이다.코스피는 지난 8월부터 가격 조정을 겪고 있다. 투자자 개개인마다 성과는 다르겠지만 공통적인 애로사항은 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연말까지 어떤 방식으로 전략을 짜야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을 지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큰 화두가 몇 가지 있다.먼저 지금 주식을 사야할 지, 아니면 팔아야 할 지에 대한 판단이다. 필자는 주식을 매도하고 시장을 떠나는 건 피해야 한
한글날을 앞둔 주말, 주식시장을 뒤흔들 소식이 전해졌다. 현지시간 지난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각종 미사일과 대규모 침투조를 통해 이스라엘을 기습했다는 소식이었다.중동의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금융시장도 빠르게 냉각됐다. 지난 8일 일요일 이스라엘 TA-3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7% 급락했다(중동 증시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휴장). 사우디 타다울지수와 이집트 EGX-30 지수도 각각 1.57%, 2.60% 하락했다.짧은 연휴를 끝내고 개장한 한국 주식시장도 흔들리긴 마찬가지였다. 지난 10일 코스피는 장
3분기 한국 주식시장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간이었다. 대형주나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사람들은 더욱 그랬을 것이다. 중소형 테마주는 순식간에 몇 십 퍼센트나 오르는데 대형주인 삼성전자나 LG에너지솔루션 등은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니 속이 말이 아니었을 게 틀림없다.하지만 그렇다 해서 대형주 투자자들이 기존 전략을 수정하는 게 맞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그동안 리스크를 관리하며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이 종목 중심의 고위험-고수익 전략으로 급선회할 경우, 오히려 예상치 못한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8월 잭슨홀 심포지엄 종료 이후 금융시장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만든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수장인 제롬 파월 의장이다.모두가 파월 의장의 입만을 지켜보던 상황에서 그는 예상에 부합하는 목소리를 냈다.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해 데이터에 기반한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연설의 특징은 패턴이 지난해와 유사했으나 세부 항목에서의 톤은 다소 약해졌다.미국 시장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후 안도했다. 15분 동안 진행된 연설 초반엔 주가 하락, 금리 상승, 달
올해 하반기, 가깝고도 먼 나라인 중국에서 다양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알다시피 한국은 과거 어느 때보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하다. 그렇다 보니 대륙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종종 우리 경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각각의 사건에서 파생되는 효과도 달라 우리 경제에 우호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특이하게도 8월에는 중국발 호재와 악재, 즉 훈풍과 삭풍이 동시에 불고 있다.먼저 훈훈한 바람부터 알아보자. 가장 큰 호재는 아무래도 8월 10일 발표된 중국의 자국민 단체여행 추가 허용이다. 중국 정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