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T1이 젠지를 상대로 매치 9연패 늪에 빠졌다. 한때는 젠지의 영혼의 라이벌이라고 불렸지만 이젠 천적 관계가 됐다. 

ⓒL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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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1라운드에서 젠지에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T1은 1세트 26분, 2세트 24분 만에 넥서스를 격파당했다. 특히 2세트에서는 올 시즌 최단 시간 패배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격차가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바텀이었다. 이날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은 젠지 봇듀오 ‘페이즈’ 김수환과 ‘리헨즈’ 손시우에게 크게 고전했다. 세트마다 듀오킬을 헌납할 정도로 라인전부터 힘겨운 승부를 이어갔다. 결국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인 페이즈는 2경기에서 도합 17킬을 쓸어 담으며 경기를 지배했다.

T1은 이날 경기 패배로 젠지전 9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2023 LCK 서머 1라운드 매치 패배를 시작으로 어느덧 1년 넘게 패배가 이어지고 있다. T1의 마지막 젠지전 승리는 지난해 5월 열린 2023 MSI 브래킷 스테이지 2라운드였다.

ⓒRIOT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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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은 이미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수차례 트로피를 헌납했다. 두 팀은 지난 2022 LCK 스프링부터 2024 LCK 스프링까지, 다섯 시즌 연속 결승에서 격돌했다. 하지만 이중 T1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은 2022 LCK 스프링, 단 한 차례뿐이다. T1은 이후 4연속 LCK 준우승을 기록하고 있다.

단, T1은 지난해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을 통해 준우승 아픔을 씻었다. 하지만 LCK에서는 여전히 젠지의 우위가 계속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젠지의 일방적인 우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젠지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챔피언 폭이다. 특히 ‘캐니언’ 김건부와 ‘쵸비’ 정지훈은 밴픽으로 견제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챔피언을 다룬다.

또한 지난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우위를 점했던 탑 라인 역시 ‘기인’ 김기인의 등장으로 일방적인 리드를 잡기 힘들어졌다. 설상가상 젠지의 바텀 듀오까지 2024 MSI를 기점으로 한층 더 성장했다. 

'기인' 김기인. ⓒLCK
'기인' 김기인. ⓒLCK

물론 T1이 가진 잠재력은 여전히 상당하다. 김정수 젠지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T1과의 경기는 늘 긴장된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다”며 T1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T1에게 젠지라는 벽은 너무나도 높게 느껴지는 상황. T1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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