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골프는 천국과 지옥을 연결하는 외줄 위의 곡예다. 어느 한순간 천국의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순식간에 지옥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골프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두 가지 실로 짠 천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천국과 지옥이 공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프로골퍼들도 천국과 지옥을 들락날락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1997년 마스터스는 골프의 천국과 지옥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회였다.21살의 타이거 우즈의 화려한 골프황제 등극이 있은 반면, 닉 팔도(65)나 그레그 노먼(67)을 비롯한 기라성 같은 톱 클래스 골퍼가
[골프한국] 골프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최악의 상황에 빠졌을 때가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겪고 난 후다. 연속 OB나 트리플 또는 더블 파, 혹은 4번의 퍼트 등 최악의 순간은 마치 악마의 손길처럼 골퍼의 정신과 육체를 휘감는다. 이 악마의 손길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다음 홀, 남은 나머지 홀을 모두 돌아야 한다는 것처럼 가혹한 지옥은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과 맞닥뜨려본 사람들은 당장 골프채를 내던지고 호수에 몸을 던지고 싶거나 골프장을 떠나고 싶은 충동에 빠졌던 것을 생생히 떠올릴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겪고 난 뒤에 벌어진 참담
지난주 경기 스피드업에 대한 칼럼이 나가고 난 뒤 몇몇 독자들로부터 피드백이 왔다. “스트라이크존을 넓히는 등 스피드업한다고 야단이더니 고작 1분 단축?”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은 우리처럼 폼잡는데 시간보내지 않고 바로 바로 던지던데~” “투수가 모자, 로진백 한번 덜 만지고 타자가 타석 한번만 덜 벗어나게 해도 2~3분은 줄어들겠다!” 등이다.팬들은 이처럼 경기시간 단축에 관심이 많은데, KBO리그 관계자는 너무 무심하다. 경기 시간을 2시간 50분대로 줄여야 더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건 물어보나마나다. 지난해 3시간
[골프한국]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5·한국이름 고보경)가 걸어온 골프 여정은 경이 그 자체다. LPGA투어에 남긴 그의 발자취는 ‘골프 천재’에서 ‘골프 여제’의 길로 이어지고 있다. 타고난 천재성이 바탕이었기에 행운을 잡은 신데렐라에 비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어린 나이에 신데렐라처럼 LPGA투어에 등장, 10여 년을 세계의 톱 골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내달 현대그룹 가문의 청년과 결혼을 앞둔 그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파72)에서 끝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프로당구(PBA) 출범 원년이었던 2019년, 당구 팬들은 1차 대회에서 그리스 출신인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하나카드)가 우승하자 2차 대회에선 내심 국내 선수의 우승을 기대했다. PBA가 출범한 이후 외국인 선수의 독주가 이어지면 한껏 달아올랐던 프로당구의 인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신예 선수가 2차 신한금융투자 PBA 챔피언십 8강에서 필리포스를 꺾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부산 출신의 신정주(27·하나카드) 선
[골프한국] “멋진 가을 풍광 즐기고 오셨겠네요?”“가을 풍광이요? 하나도 눈에 안 들어옵디다.”“가을 야생화에다 단풍이 절정이었을 텐데요.”“계절이야 그렇겠지만 라운드하느라 한눈팔 여유가 있어야지요.”“그럴 리가요. 평소 실력대로 치시고 주변의 가을 경치 흠뻑 즐기실 좋은 기회인데...”“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이번 나들이에서 딱 두 번 단풍을 본 것 같습디다. 골프장 입구 들어설 때와 골프장 나설 때. 골프장을 나설 때야 ‘아, 우리가 저 천국 같은 곳에서 노닐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제야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골프한국] 골프 선수라면 오랫동안 연습과 시합을 통해서 스윙의 일관성이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겠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이 일관된 스윙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스윙의 일관성'이라 함은 매번 동일한 리듬과 템포, 정상적인 스윙의 궤적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것을 말한다. 많은 아마추어들이 연습장과 필드에서의 스윙이 다르다고 이야기 한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선수들에게도 없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골프스윙의 일관성을 키우는 것은 골퍼들의 평생 과제일지 모른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필드 플레이를
[골프한국] LPGA투어에서 한국 여자선수의 부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치러진 31개 대회에서 4회 우승, 미국의 9승에 이어 다승 순위 2위는 지키고 있지만 지난 6월 전인지(28)의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5개월째 우승 소식이 없다. 14개 대회 연속 무관의 행진이다. 우리 선수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태국 일본 뉴질랜드 잉글랜드 남아공 캐나다 등이 2승을 거두며 맹추격하는 기세다.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GC(파70)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미국의
지난 8일 SSG-키움의 한국시리즈 6차전. 3승2패로 앞선 SSG가 이기면 시리즈 승부가 끝나므로 속으로 키움을 응원했다. ‘언더 독의 반란’을 최종 7차전까지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겉으론 SSG가 창단 2년 만에 우승컵을 번쩍 들어 올리길 기원했다. 왜? 투자를 많이한 팀이 우승해야 프로야구가 발전하기 때문이다.10개 구단 중 팀 연봉이 9위(56억원)로, SSG 투수 김광현 연봉 81억원의 69%에 불과한 키움이 우승을 차지하면 프로야구는 뒷걸음을 칠 수밖에 없다. 키움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면 팀 육성과 선수 개인의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은 주인공이 젊은 날 고뇌를 통해 알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성장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주제를 담았다. 홍안의 청년이 되자마자 당구 선수의 길을 걸어 온 이영훈(31) 선수도 ‘데미안’의 과정을 밟고자 한다. 나이가 30대로 접어들었지만, 실력이 한 단계 더 향상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 과감하게 껍질을 벗어 던지는 ‘탈각’을 통해 정상권 선수로 거듭나기를 스스로 약속했다. 당장 부진해도 실망하지 않았다. 꾸준한 연습으로 흘린 땀은 절대 자신을 배신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되새겼다. 아마추어와 프로 선수 경
[골프한국] 골프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한번 차지하는 게 소원인 한 주말 골퍼가 마침내 그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3타를 속여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들어간 그는 눈부신 트로피를 보고 기뻐하는 아내의 얼굴을 보고는 양심의 가책을 견딜 수 없었다.그가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은 설마 내가 스코어를 속여 우승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제 발이 저린 이 골퍼는 동반자의 눈을 속여 스코어를 줄일 수는 있었지만 자신만은 결코 속일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의외로 우리네 골프장에서는 분명 분실되었을 것 같은
[골프한국] 건강한 정신과 육체는 올바른 호흡의 산물이다. 인도 중국 등 동양에서는 정신수양과 건강증진의 방법으로 호흡법을 중시해왔다. 요가도 호흡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힌두교의 경전에는 ‘호흡과정은 마음에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호흡이 진정되면 마음도 또한 진정된다.’고 쓰여 있다. 호흡의 상태에 따라 마음의 모양도 달라진다는 뜻이다.거친 호흡은 마음의 바다에 격량을 일으키고 행동을 거칠게 몰아간다. 반면 안정된 호흡은 마음을 호수처럼 잔잔하게 해 관조의 상태로 이끌어준다. 골프에서도 호흡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육체적 정신적
SSG-키움의 한국시리즈 열기에 완전히 파묻혔지만, 지난달 29일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이하 MLB 월드투어)' 취소는 어이가 없었다. 문제가 곪아서 결국 터진 것이다.먼저, 미국 현지 한국계 언론의 보도를 살펴보자. 대회가 보름여 정도 남았을 때도 선수 구성, 방송 스케줄 등이 MLB 네트워크에서는 단신으로도 취급되지 않았다. ‘대회가 열리기는 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한다.결국 과욕이 부른 대회 행사였고, 끝내 취소까지 이른 것이다. 애초부터 MLB 월드투어는 성사되기가 어려운 이벤트였다. 돈이 가장 큰
[골프한국]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골프에서도 이 격언이 통할까. 통하기도 하고 안 통하기도 한다. 처음 배울 때 제멋대로 엉터리로 배우면 나중에 고치려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어느 한순간 고쳐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가도 곧 예전의 나쁜 버릇이 나타난다. 자신도 모르게 나쁜 버릇이 고질병으로 굳은 탓이다. 처음부터 이상적인 스윙과 습관을 익히면 앞날이 창창하다. 그러나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골프의 속성 때문이다. “하루 연습을 안 하면 내가 알고, 이틀 연습 안 하면 갤러리가 안다. 사흘 연습 안 하면 세상 모두가 안다.”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벌써 23년차 베테랑 선수 대열에 포함된 박인수(41·크라운해태) 선수의 원래 꿈은 농구선수였다. 프로농구 선수의 꿈을 키워갔던 박인수는 중학생 때 불의의 사고로 왼팔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눈물을 머금고 농구의 꿈을 접은 그는 우연히 찾은 당구장에서 새로운 희망을 엿보았다.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부터 당구를 시작해 고등학교 1학년 무렵 3쿠션에 입문했다. 박인수는 고등학교 3학년, 18세의 나이에 경기당구연맹 선수로 등록하면서 선수생활의 길로 접어들었다.남들보다 일찍 선수 활동을 했지만 굴곡도 많았다.
[골프한국] 지난 10월 20~23일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CC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27)이 1~2 라운드 합계 15오버파를 기록하고 기권했다. 천하의 고진영이 기권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가 기록한 스코어도 비정상적이다. LPGA투어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진영이 부상으로 기권했다고만 발표해 그의 부상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 지난 8월 캐나다에서 열린 CP 여자오픈 이후 손목 부상 치료를 이유로 대회 출전을 중단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다 두 달 만에 복귀한 그로선 ‘여왕의 귀
*謹弔:이태원 참사 영령(英靈)들의 명복을 빕니다지난 10월 26일 롯데 자이언츠가 예비 FA(자유계약선수)인 투수 박세웅(27)과 ‘5년 최대 90억원’ 계약을 한 데 대해 필자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올해 10승 11패 등 8년 통산 53승 70패에 그친 투수에게 90억원은 지나친 투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필자만 그런 게 아니었다. 팬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버 스포츠’는 매일 매일의 프로야구 이슈에 대해 이슈톡을 개설하는데 ‘박세웅 계약’은 관련 댓글이 4시간만에 2천개를 돌파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2천여
[골프한국] 골프는 가장 여성적인 게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골프를 즐기는 남녀 성비가 74.5대 25.5로 남성이 압도적이지만(한국레저산업연구소 2022년 레저백서) 골프의 속성은 어느 모로 보나 여성과 밀접하다. 실제로 코스 설계가들은 여체에서 코스 설계의 모티브를 얻는다고도 한다. “싱글 플레이어도 잘 쳐야 한 라운드에 6~7개의 나이스 샷을 할 뿐 나머지는 모두 나이스 미스 샷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토미 아머(Tommy Armour:1896~1968)는 그의 베스트셀러
부산 토박이 김종원(47·TS샴푸·푸라닭 히어로즈) 선수의 사투리는 부드럽고 구수했다. 외모에서 풍기는 넉넉함이 말투에도 담긴 듯하다. 그는 대한당구연맹 소속으로 선수 활동을 할 때 단 한 차례만 방송에 등장했다. 줄곧 상위권 순위를 유지했지만, PBA가 출범할 당시만 해도 ‘듣보잡’ 선수였다. 그는 늦깎이 선수다. 서른 살에 선수로 등록했다. 직업군인과 일용직 노동자를 거쳐 모은 돈으로 버티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생계를 위한 ‘투잡’도 기웃거리지 않았다. 오로지 당구만 바라본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그래서인지 아직 독신으
[골프한국] PGA투어에 등단한 지 이제 겨우 3개월 차인 김주형(20)이 어느새 PGA의 유명인사가 됐다. PGA투어닷컴 홈페이지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그와 관련된 기사와 칼럼이 뜨고 골프 관련 저널리스트들은 그와의 인터뷰를 위해 그의 일정을 쫓느라 바쁘다. 지난 20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랜드의 콩가리GC에 열린 더 CJ컵 대회 공식 기자회견 장면과 함께 라운드한 선수들과의 활발한 교류는 그가 얼마나 개방적이고 사교적인가를 보여준다.대회 전에 열린 공식 기자회견은 디펜딩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33·아일랜드)를 위한 자리다